토론 날짜 : 2025. 05. 28.
발제자 : 김ㅇ정
일상 속 ‘밈 문화’는 새로운 대중예술인가? 일회성 유행인가?
스마트폰과 SNS의 보편화로 우리는 매일 수많은 밈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 짧은 유머, 패러디 영상, 이미지 캡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밈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나 문화적 표현 수단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밈 문화’는 단순한 유행일까 아니면 21세기형 새로운 대중예술로 자리 잡은 것일까?
‘밈(Meme)’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학술 용어인 밈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밈은 마치 인간의 유전자와 같이 자기복제적 특징을 가지고, 번식해 대를 이어 전해져오는 종교나 사상, 이념 같은 정신적 사유를 의미했다. 이것이 ‘패러디되고 변조되며 퍼지는 작품 속 문화요소’라는 의미로 확대된 것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으로, 인터넷이 보급된 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 전파 현상을 도킨스의 표현을 빌려 나타낸 것이다. 오늘날 밈은 공동체의 유행을 반영하고 사회 비판, 정치 풍자, 감정 표현 등 다면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디지털 세대의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밈을 새로운 대중예술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밈은 누구나 만들고 변형할 수 있는 개방적 예술 형식이다. 이는 기존의 일방향적 예술과 달리 다수의 집단이 창작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예술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밈은 사회 문제, 시대의 감정, 대중 심리를 예리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는 고전 예술이 수행했던 시대 재현 기능과도 유사하며, 현대 대중의 감각을 예술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제한된 형식 안에서 언어유희, 이미지 배치, 시간 편집 등 독특한 미적 실험을 시도하기도 한다. 어떤 밈은 특정 세대의 정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며 일종의 문화 코드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밈은 일회성 유행일 뿐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대부분의 밈은 유행 수명이 짧고 맥락에 따라 급속히 소멸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예술이 지녀야 할 형식적 지속성과 심미적 완결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기존 콘텐츠를 짜깁기하거나 단순한 반복·재가공을 통해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창의성과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밈은 광고, 브랜딩 등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예술보다는 소비 트렌드로 기능하는 경우가 다분하다. 콘텐츠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흥행성과 유통성에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밈 문화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표현 방식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예술로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일부는 밈을 오늘날 대중의 감각을 담은 예술 장르로 보며 그 가능성과 확장성을 강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밈이 소비 중심의 유행일 뿐이며 예술로 보기에 깊이와 지속성이 부족하다고 본다.
오늘 토론에 있어서 밈 문화의 예술성에 대하여 네 가지 논의 쟁점을 제시한다. 첫째, 예술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확장되어야 하는가? 밈이 기존 예술의 정의(미학성, 형식성 등)를 충족하지 않아도,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것인지, 그렇다면 밈도 예술로 포섭될 수 있는가? 둘째, 밈은 창의적 생산인가, 단순 재가공인가? 밈 대부분은 기존 콘텐츠의 패러디, 조합, 편집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창의적 창작물인가, 아니면 2차적 유희에 불과한가? 셋째, 밈의 수명은 짧지만 순간의 강한 인상도 예술로 볼 수 있을까? 예술이 반드시 오래 기억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짧은 생명력을 가졌더라도 순간의 감정이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면 예술로 볼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밈은 가치 소비인가, 가벼운 소모인가?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구조 속에서 사용자에게 진지한 사유를 유도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단순한 웃음거리로 끝나는가?
* 본 발제문은 사단법인 엔비전의 공식 입장이 아닌, 발제자 개인의 견해임을 알려드립니다.
토론 날짜 : 2025. 05. 28.
발제자 : 김ㅇ정
일상 속 ‘밈 문화’는 새로운 대중예술인가? 일회성 유행인가?
스마트폰과 SNS의 보편화로 우리는 매일 수많은 밈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 짧은 유머, 패러디 영상, 이미지 캡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밈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나 문화적 표현 수단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밈 문화’는 단순한 유행일까 아니면 21세기형 새로운 대중예술로 자리 잡은 것일까?
‘밈(Meme)’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학술 용어인 밈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밈은 마치 인간의 유전자와 같이 자기복제적 특징을 가지고, 번식해 대를 이어 전해져오는 종교나 사상, 이념 같은 정신적 사유를 의미했다. 이것이 ‘패러디되고 변조되며 퍼지는 작품 속 문화요소’라는 의미로 확대된 것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으로, 인터넷이 보급된 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 전파 현상을 도킨스의 표현을 빌려 나타낸 것이다. 오늘날 밈은 공동체의 유행을 반영하고 사회 비판, 정치 풍자, 감정 표현 등 다면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디지털 세대의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밈을 새로운 대중예술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밈은 누구나 만들고 변형할 수 있는 개방적 예술 형식이다. 이는 기존의 일방향적 예술과 달리 다수의 집단이 창작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예술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밈은 사회 문제, 시대의 감정, 대중 심리를 예리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는 고전 예술이 수행했던 시대 재현 기능과도 유사하며, 현대 대중의 감각을 예술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제한된 형식 안에서 언어유희, 이미지 배치, 시간 편집 등 독특한 미적 실험을 시도하기도 한다. 어떤 밈은 특정 세대의 정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며 일종의 문화 코드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밈은 일회성 유행일 뿐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대부분의 밈은 유행 수명이 짧고 맥락에 따라 급속히 소멸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예술이 지녀야 할 형식적 지속성과 심미적 완결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기존 콘텐츠를 짜깁기하거나 단순한 반복·재가공을 통해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창의성과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밈은 광고, 브랜딩 등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예술보다는 소비 트렌드로 기능하는 경우가 다분하다. 콘텐츠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흥행성과 유통성에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밈 문화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표현 방식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예술로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일부는 밈을 오늘날 대중의 감각을 담은 예술 장르로 보며 그 가능성과 확장성을 강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밈이 소비 중심의 유행일 뿐이며 예술로 보기에 깊이와 지속성이 부족하다고 본다.
오늘 토론에 있어서 밈 문화의 예술성에 대하여 네 가지 논의 쟁점을 제시한다. 첫째, 예술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확장되어야 하는가? 밈이 기존 예술의 정의(미학성, 형식성 등)를 충족하지 않아도, 디지털 시대에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것인지, 그렇다면 밈도 예술로 포섭될 수 있는가? 둘째, 밈은 창의적 생산인가, 단순 재가공인가? 밈 대부분은 기존 콘텐츠의 패러디, 조합, 편집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창의적 창작물인가, 아니면 2차적 유희에 불과한가? 셋째, 밈의 수명은 짧지만 순간의 강한 인상도 예술로 볼 수 있을까? 예술이 반드시 오래 기억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짧은 생명력을 가졌더라도 순간의 감정이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한다면 예술로 볼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밈은 가치 소비인가, 가벼운 소모인가?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구조 속에서 사용자에게 진지한 사유를 유도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단순한 웃음거리로 끝나는가?
* 본 발제문은 사단법인 엔비전의 공식 입장이 아닌, 발제자 개인의 견해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