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통일을 설득하기 위한 더 나은 통일담론은? : 민족주의 vs 통일편익 vs 새로운 관점(기타)

관리자
20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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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날짜 : 2025. 01. 08.

발제자 : 최ㅇ수


국민에게 통일을 설득하기 위한 더 나은 통일담론은? : 민족주의 vs 통일편익 vs 새로운 관점(기타)


1. 우리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분단 이후, 75년간 헌법 제4조에 따라 평화통일을 이룩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현재 남한 사회에는 통일에 무관심하거나, 혹은 반대하는 사람이 가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에서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반절이 채 못 미치는 수준이며, 북한을 아예 다른 민족이나 적대적 관계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우세하다.(2024; 통일의식조사) 이러한 결과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통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담론이 부재한다는 점이 클 것이다. 과거에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기에 통일은 해야만 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우리 민족에게 통일이 정말 필요한 것이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헌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는 평화통일 기조에 따라 통일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통일환경이 달라진 만큼, 식어가는 국민들의 통일 열망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 어떤 통일 담론을 제시할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 점차 통일 문제가 도구적이고 수단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을 당위가 아닌 선택으로 인식하는 국민 대다수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통일 담론은 과연 무엇일까.


 2. 더 나은 통일 담론이란?

기존에 제시된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는 민족주의적 당위성이다. 분단의 역사에서 오는 통일의 지향점은 기본적으로 민족주의를 전제로 한다. 현재는 북한이 2국가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북한조차도 6.15 남북공동성명에서 ' 우리 민족끼리의 자주적 통일'을 말하였다. 노태우 대통령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에서 발전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가장 기초적인 우리나라의 통일 기조이다. 이 통일방안조차도 이름에서부터 한 민족이 한 국가를 이룬다는 단일민족국의 개념적 토대 위에서 당위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가 이룩한 현대에는 이러한 담론이 크게 공감을 얻지는 못하다. 많은 국가에서는 1민족 다국가, 혹은 다민족 1국가를 형성하고 있고, 1민족 1국가라는 명제는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직면하면서 설득력이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단일민족적인 성격을 오래 유지해왔고,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이라는 같은 아픔을 가진 한반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아직까지 한민족이라는 공감대는 통일 문제 해결에 핵심적 가치임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남북 사 회의 이질성이 커진다고 해도 우리가 한반도 땅에 사는 이상 우리에게 평화통일이란 꼭 해야만 하는 과업일 것이다. 

둘째, 통일편익 관점이다. 통일편익에 대한 연구는 독일통일 이후로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현재 청년인 우리에게 통일비용논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아마 이명박-박근혜 시기일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ʻ통일대박론’은 통일한국이 새로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안겨주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는 통일 편익이 통일비용보다 크다는 점,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크다는 점을 분명하게 이해시킴으로써 통일이 오히려 현 상태를 타파하고 우리나라의 경제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길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2011; 박상익) 아마 이러한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하려면 구체적으로 ʻ나’라는 개인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모든 세대에서 통일을 했을 때 북한 주민(92%), 국가(67%), 본인(31%) 순으로 이익이라고 답변한 점을 고려했을 때 통일의 현실적 이익에 대한 인식이 통일 필요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통일편익에의 접근방식에는 고려해야 할 점이 무수히 많다.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북한의 노동력, 수많은 북한의 부채, 남북한의 압도적인 소득 격차(독일은 3배 차이), 통일 이후 동북아의 질서 변화로 인한 국내외적 불안정성 발생 등등 모든 것이 낙관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상 통일 편익이라는 것이 추정치이고, 일부 통일 비용이 누락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ʻ통일 편익이 분단 비용보다 많다’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위 두 담론이 아닌 새로운 관점의 통일담론을 제시할 수 있다. 예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목표로 하는 평화주의적 관점이 있다. 2024년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기성세대(60~80세)에게는 아직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답변이 높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X세대(40~60세)의 경우에는 “한국 발전”에 대한 답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밀레니엄세대와 같은 젊은 세대일수록 “전쟁위협 해소”를 가장 중요한 통일 이유로 보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통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혹은 글로벌 시대에 맞춘 다문화주의를 새로운 통일 담론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민족이라는 개념을 재정의함으로써 다층적 민족공동체를 통해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다. ʻ1민족’의 혈통주의를 떠나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닌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통일을 논의할 수도 있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만큼 통일에는 ʻ정답’이 없다. 국민 모두가 다 같은 이유로 통일을 찬성 혹은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한국 사회에서 과거와 똑같은 이유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바뀌지 않는 가치들도 있다. 따라서 미래를 짊어질 우리 청년들에게 과연 더 나은 통일담론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




* 본 발제문은 사단법인 엔비전의 공식 입장이 아닌, 발제자 개인의 견해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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